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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켓컬리 상온 일일알바 후기(상온포장 TIP)+드는 생각
    비공식집/일상 2020. 7. 17. 11:54

     
    안녕하세요.

    요즘 정말 충동적인 소비도 많고 신용카드의 금액이 줄지도 않길래 일일일바를 하기로 했습니다. (뜬금없음주의)

    알바몬에 그냥 가볍게 일일알바 검색해서 쭉 둘러보는데 '마땅한게없네~'하던 찰라에 지금 직장과 가까운 송파 물류센터에서 일일알바를 구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시간도 2부 파트타임을 지원하면 퇴근하고 바로 가면 딱 맞을 것 같아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지원했습니다. (재미는 크나큰 오해였음ㅋㅋㅋㅋ)

    신청은 무조건 문자로 해야하고 원래는 당일 알바가 안되는데, 신규는 오전 7-8시쯤 문자하면 TO 여부에 따라서 가능한지 알려줍니다.

    확정문자를 받고도 끝이 아니라 오후 7시 반 일 시작이면 현장에 1시간~40분 정도 일찍가서 줄서서 계약서까지 써야 일할 수 있습니다. 펑크내는 사람들이 많아 오버TO를 잡기 때문에, 갔는데도 일 못하고 돌아와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저도 40분 전에 도착했었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이미 와있더라구요.

    접수는 서울복합물류센터 D동 3층이고 작업하는 곳은 4층입니다.(상온 기준임)



    <하는 일>


     

     

     마켓컬리 시키면 보이는 이 포장들을 다 사람이 일일히 하는 거였습니다ㅋㅋㅋㅋ 물류 알바해 본 누군가가 그러던데요. 새벽배송은 알바생들의 영혼이 갈린 배송이었던거였다구ㅋㅋㅋ 일해보니 대공감이었습다.

     

    피킹, 다스, 패킹 이렇게 있던데 피킹은 사람들이 주문한 물건을 가져다가 구성해주는 일인것 같고 다스는 잘 모르겠습니다 ㅜㅜ 저는 패킹이었는데 패킹은 말 그대로 포장하는 일입니다.

     

     

     

     

    전 첫날은 저 쭈그러진 완충 포장지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기계에 종이를 넣어주면 쭈그러트려주는데 그걸 받아서 차곡차곡 쌓아 놓는 일이었습니다. 초반엔 겁나 쉽네 했는데 은근 사람들이 많이 가져가 쓰기 때문에 쉴새없이 만들어서 보충해줘야 합니다.

    그리곤 포장일에 투입되었습니다. 단 1일이라도 알바를 해본 사람은 기존이라고 하면서 혼자하도록 빈자리에 배치시킵니다. 근데 처음이면 포장하는 사람 옆에서 도우라고 하는데 기존에 하던 사람은 겁나 바쁘니깐 알려줄 시간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눈대중으로 배워야합니다. 근데 처음이라고 어버어버 하면 욕먹습니다. 신규라고 봐주는거 없더라구요.. 


    근데 단순노동이다보니 한 번만 해보면 금방 습득합니다. 저 첫날 신규였는데 알려주지도 않고 혼난게 억울해서 포장 팁을 알려드립니다.

     

     

    <포장 TIP>


    포장하시는 분들 옆에서 도울때

    박스들을 접어서 쌓아드리기나, 물건박스를 포장대 올려주고 갯수가 맞는지 송장확인 하기, 개별완충제가 필요한 물품 넣어주기, 눈으로 봐서 부족한 포장지들(테이프, 박스, 종이류 등) 채워넣기 요렇게 도와주면 됩니다.

    어떤 물건을 어떤 포장지로 해야하냐면,
    바나나나 메론 같은 과일은 쭈그러진 종이에 싸면 되는데 이걸 바나나파우치라고 부릅니다.
    가루류, 감자 같이 가루나 흙이 떨어질 수 있는 제품은 종이 봉투에 담습니다.
    유리병은 종이뽁뽁이에 감쌉니다. 플라스틱병은 따로 안싸더라구요. 500ml이상의 병은 종이뽁뽁이 + 바나나파우치 이렇게 감싸주면 됩니다.

    기존 일하시는 분 속도를 못따라갈 경우가 많으니 그분은 하시던일 하시라고 하고 본인은 방해가 안되게 작업대 옆 끄트머리에서 하거나 포장대 밑에서 위에서 말한 잔업을 해서 넘겨드리면 됩니다.

     

    박스 크기는 하다보면 눈대중으로 나오는데 제품이 손상되지 않을 정도로만 야무지게 차곡차곡 넣으면 됩니다. 요즘 과대포장이라고 욕을 먹는지 물건보다 훨씬 큰 박스에 때려넣는 꼼수부리지 말라며 뭐라뭐라 하더라구요. 전 내가 생각한 박스에 딱 맞아 떨어져 들어가면 이게 뭐라고 뿌듯했었어요 ㅋㅋㅋ

     

     

    <준비물>


    준비물을 소개하자면 목장갑, 칼, 선풍기, 물병 입니다.


    저 종이 테이프가 접착력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맨손으로 하면 손가락 다 닳아 없어집니다. 2일했는데 제 장갑이 벌써 너덜너덜 해졌거든요.. 꼭 장갑 필수로 사세요!! 큰 목장갑 말구 손에 딱 핏되는 장갑으로 해야 작업하기 편합니다. 다이소꺼 추천입니다. (저는 3M꺼 샀는데 그냥 브랜드 상관없이 딱 맞는 목장갑으로 하세요)

    그리고 상온은 에어컨 안틀어주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더워여 무지하게ㅋㅋ 그래서 작은 선풍기 (스스로세워지고 보조베터리로 충전가능한거) 갖고와서 포장대에 놓고 쐬면서 하시는 분들 계셨는데 부러웠습니다ㅋㅋ

    박스들은 묶음으로 배달해주는데 묶인 노끈 등을 끊어낼 칼을 준비해야 합니다.

     

    덥고 먼지가 많아서 목이 마르기 때문에 물병도 따로 준비해서 갖고 있으면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마스크 필수입니다! 없으면 일 못해요)

    휴지는 화장실에 없다고 개별로 갖고 다니라고 해서 샀는데, 화장실 갈 틈이 없어서 전 일하는 도중 화장실은 안가봐서 모르겠습니당 ㅠ

     

     

    <마켓컬리 일일 알바 후기>


    1. 급전이 필요할 때 최고

     

     

     

     


    일일 알바이므로 일당이 익일지급입니다. 정확히 일한 그 다음날 돈이 들어옵니다. 시급이 좋은편은 아닌 것 같은데 바로바로 돈이 들어오니까 급전이 필요할 때 최고인듯 합니다. 분단위도 다 쳐줍니다. 일도 그냥 단순해서 할만한 것 같습니다. 근데 지금은 별로 또 하고싶지 않고 나중에 간간히 또 할 것 같기도 합니다. 


    2. 다리가 겁나 아픔

     

    벽에 다리 올리기 필수!!

     

    정말 쉬는 시간 30분을 제외하고 단 1분도 쉴 수 없고 앉을 수도 없습니다. 집에 오면 걷기도 힘들 정도로 다리며 발바닥이며 땡땡 부어 아픕니다 ㅠㅠ 그 담날 완쥰 헬... 자기 전 주물러주거나 저렇게 다리를 벽에 대고 올려줘야합니다. 그리고 또 도움 받았던건 휴족시간 붙이기. 일본 불매운동 중이지만 이것 만큼은 쓰세요....

     

     

     

    저는 올리브영에서 세일하길래 휴족휴면으로 사왔는데 효과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첫째날 다리가 너무 아프길래 둘째날에 사서 붙여주고 잤는데 확실히 달랐습니다.


    3. 사람이 피폐해짐

    근무환경이 너무 안좋습니다. 공기도 안좋고 덥고.. 게다가 관리자들이 겁나 빡세게 관리합니다. 계속해서 빨리빨리를 외치고 좀만 느리면 그렇게 닥달을 합니다.... 저는 진짜 빨리 습득하는 편이어서 망정이지 느린 사람한테는 너처럼 느린 사람에겐 맡길일이 없다고 직접적으로 얘기를 하더라구요ㅋㅋㅋ 그리곤 박스 접는 일이나 시킵니다. 이틀 일했지만 20세기 2차 산업혁명의 현장에 온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점점 내가 단순한 기계 로봇이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직장갔다가 퇴근하고 또 바로 일한거여서 빡세서 더 그런 것일 수 있는데, 점점 마음도 머리도 비관적이고 삭막해지면서 알수없는 멜랑꼴리한 기분이 올라오는게 별로였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기분...) 피곤하니까 막판에 다들 예민해지는게 느껴져요..




    <알바하며 들었던 생각>


    마켓컬리 상온포장 일일알바를 하면서 몇가지 든 생각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돈을 쓸 때 일당으로 계산되니 충동적 소비가 조금은 줄어든 것 같습니. 고작 2일밖에 하지 않았지만, 일당제다 보니 사고싶은 물건의 금액을 확인하고 '이 금액은 내가 마켓컬리에 며칠을 나가야 하는 돈이야.'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ㅋㅋㅋㅋㅋ 일이 힘들고 하기 싫으니깐 그런 생각을 하면 잘 안사게 됩니다ㅋㅋㅋ

    그리고 몸과 영혼을 갈아 넣어 버는 돈은 진정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입니다. 일하는 동안 제 생활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들어오면 씻고 자기 바쁘고 일어나 출근을 합니다. 집 정리할 시간? 없습니다. 내 시간? 잠자기 바쁩니다.ㅋㅋㅋ 이 일은 정확하게 내가 직접적으로 일해만 들어오는 돈들이기 때문에 내 시간은 허락되지않습니다. 내 삶=돈을 맞바꾸는 일입니다. 돈이라는 가치는 ‘자유’ 라고 생각하는데 직장생활, 막노동은 내 자유를 돈과 맞바꾸는 바보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내가 기계 부품화가 되어가는 기분은 상당히 별로였습니다. 사실 이건 1차 현장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느껴져서 그런 것이지 직장생활도 부품화 되어간다는 사실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내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이런 생각이 들어서인지 좀 더 내 일을 찾는 노력이나, 스토어 등의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ㅋㅋㅋ (다시 그곳에 갈 순 없어!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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